태양광 이용해 바닷물을 식수로…'담수화 신기술' 나왔다

입력 2020-08-10 15:03   수정 2020-08-10 15:05

물 부족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2030년께 전 세계 7억 명이 식수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를 차지하는 해수를 담수화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을 이용해 바닷물로부터 많은 양의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은 포스텍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이재현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이 99% 이상 효율을 내는 태양광 기반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태양광 해수담수화 기술은 광열반응(빛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으로 해수를 증발시켜 얻은 증기를 응축해 식수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기존 해수담수화 기술과 달리 외부로부터 전기 공급이 필요 없고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이 기술은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멤브레인의 성능이 관건이다. 멤브레인은 모순되는 두 가지 성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먼저 증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친수성 표면이 필요하다. 그러나 친수성 표면엔 증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소금 결정이 쉽게 쌓이기 때문에 증발 효율이 떨어지는 애로사항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등 광열 성능이 우수한 탄소복합소재를 써서 ‘광열 멤브레인’을 제작해 왔다. 그러나 이런 멤브레인은 가격이 비싸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비싼 탄소복합소재 대신 ‘각설탕’을 활용해 광열 멤브레인을 제작했다. 다공성 실리콘 구조에 각설탕을 코팅시켜 높은 증발 효율을 갖는 광열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초친수성과 열 국부화 특성을 갖는 신개념 멤브레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열 국부화는 열이 외부로 전달되지 않고 발생 지역에 한정돼 표면온도를 급속도로 높이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멤브레인 내부 구조를 유체학적 관점에서 최적화해 바닷물 증발 시 생성되는 소금 결정을 멤브레인이 스스로 제거하는 자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실제 태양광 세기(1㎾/㎡)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이 멤브레인은 물의 증발률보다 5.1배 높은 2.045kg/㎡ 증발률을 보였다. 담수 효율은 역대 최대인 99.997%에 달했다. 이 멤브레인을 적용한 해수담수화 시스템을 건물 옥상에 3개월간 설치한 결과 매일 증발기 면적 ㎡당 25~30L의 식수가 만들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증발용 광열 멤브레인의 내부 유체현상은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던 영역이라 어려운 도전이었다”며 “난관이 닥칠 때마다 기계, 광학, 화학 등 다양한 연구분야 학자들과 논의해 돌파구를 찾았다”고 했다. 또 “기존 담수화 기술과는 차별화된 기술로, 현재 산업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형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섬이나 오지 마을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견연구지원사업’ 등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 7월호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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